김미영
보리바다

By 2018년 11월 21일8월 17th, 2021작가 인터뷰

<보리바다> 김미영 작가 인터뷰

“내가 누구 한 사람에게라도 힘이 되어줄 수 있는,
힘들지만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삶을 이끌어 주는 만남과 인연에 대한 이야기,
『보리바다』를 쓰고 그린 김미영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 표지 이미지

 

『보리바다』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우선 아주 기쁩니다. 그림책으로 세상에 말을 걸 수 있다는 것이 제겐 행운입니다.
이 책은 HILLS(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 다닐 때 기획을 하고 더미북을 만들었는데 졸업 후 스토리를 다시 엮어서 세상에 나오게 되었어요. 긴 시간을 통해 완성해간 책이라 더욱 마음이 갑니다.

 


▲ 초기 더미북

 

책을 쓰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처음 보리밭을 떠올린 것은 저의 유년시절에 시골에서 뛰어놀던 기억 때문입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그 초록빛을 잊을 수가 없어서 청보리밭을 무대로 삼았어요.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요?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종종 봐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기억될까요? 슬픔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가 얼마나 사람들을 사랑했는지만 보여요. 사람을 사랑하는 일, 참 어렵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저도 내 옆의 한 사람부터 진실하게 사랑하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요?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종종 봐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기억될까요? 슬픔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가 얼마나 사람들을 사랑했는지만 보여요. 사람을 사랑하는 일, 참 어렵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저도 내 옆의 한 사람부터 진실하게 사랑하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 스케치 및 채색

작업 기간은 얼마나 걸리셨어요?
작업 과정에 있었던 에피소드나 어려웠던 점, 즐거웠던 점 등을 이야기해 주세요.
이 책의 기획은 오래전에 되었지만 다시 작업을 시작해서 작업에 집중한 기간은 일 년 반 정도예요.
제가 두 아이의 엄마이다 보니 아이들이 방학이 되면 작업을 이어가지 못했던 것이 좀 힘들었어요. 먹을거리 챙겨주랴 감정싸움하랴 집중이 잘 안됐어요. 그럴 때는 아예 작업을 중단하거나 모두 잠든 한밤중에 작업을 했지요.
즐거웠던 점은 생각했던 장면이 그림으로 모습을 갖춰갈 때였어요. 장면 구도가 잘 잡혔을 때도 신났고 채색을 할 때는 흥분되기도 했어요.

 


▲ 작가 노트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혹은 애착이 가는 장면이 있을까요?
소달구지를 타고 가는 분이와 아이들의 모습에서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첫 장면을 좋아해요. 그리고 고래가 배를 하늘로 향하고는 지느러미에 분이를 태워주는 장면을 좋아해요. 이 장면에서 잔잔한 위로를 느껴요. 아, 물론 보리피리 부는 표지 장면도 맘에 쏙 든답니다.

 


▲ 첫 장면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은요?
이번 작업은 대체로 장면들이 어렵지 않게 풀린 편이었어요. 다만 세필로 작업하다 보니 보리 이삭을 크게 그리는 장면에서는 밀도가 안 느껴져서 엄청나게 붓질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보리밭과 마을, 정미소 같은 풍경이 아름답게 그려졌는데요.
어떻게 이런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는지 들려주세요.
제가 자랐던 곳은 경주 부근의 농촌마을이었어요. 그곳은 도시와 달리 현대화 속도가 아주 느렸어요.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이 그림책 풍경처럼 정미소를 지나 보리밭을 가로질러 학교를 다녔어요. 지금은 보리농사를 거의 안 짓지만 그때만 해도 보리농사를 아주 많이 지었어요. 지금도 그 풍경이 생생해요.

 

▲ 정미소와 보리밭

보리밭이 보리바다로 변하고 고래들이 등장하는 장면을 그려낸 작가님의 상상력이 놀라워요.
어릴 때도 보리밭을 보며 바다를 상상했었던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 바람이 보리밭을 지나가면 그 모습을 나타내니까 신기하기도 했어요. 바람이 일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지 않나요?
친구들이 가버리고 홀로 남겨진 분이는 고래를 만나 신나게 놀아요. 여기서 고래는 친구이자 위로자의 역할을 하지요.

 


▲ 스케치

▲ 채색 과정

작가님에게 보리밭은 어떤 공간인지 얘기해 주세요.
주인공 분이의 모습이 제 모습이기도 해요. 보리밭에서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하며 놀았거든요.
보리밭 고랑에 몸을 숨길 때는 정말 기분이 신기했어요. 보리밭 밖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거든요. 보리밭과 내가 하나가 되어 비밀을 공유하는 느낌이에요.

 

이 책을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으세요?
아름다운 빛깔과 메시지 전달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도시의 아이들에게도 보리밭의 정서가 충분히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 채색 과정

 

전작 『아빠나무』에 아버지에 대한 것이라면 『보리바다』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아빠나무』는 아버지의 죽음을 겪은 아이가 아버지의 그 사랑으로 회복되고 성장해가는 이야기라면 『보리바다』는 엄마의 어린 시절로 들어가서 홀로된 엄마를 위로하는 이야기예요. 두 이야기 모두 제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비슷해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다음 그림책으로는 저희 집 고양이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어요.
그리고 계속해서 그림책으로 세상에 말을 걸고 싶어요.

 

▲ 또 하나의 인연, 고양이

“나에게 『보리바다』는 ( )이다.” 빈칸에 어떤 말을 넣고 싶으세요?
“나에게 보리바다는 엄마 품이다“
내가 엄마품에서 나왔고 어른이 된 지금은 제가 안아드릴 때이지요.

 

독자들이 『보리바다』를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보리바다』를 눈으로 충분히 즐기시고 마음으로 상상하며 읽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내가 누구 한 사람에게라도 힘이 되어줄 수 있는, 힘들지만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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