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 이재경 작가 인터뷰
때로는 세찬 비바람에 단련되고
때로는 따스한 햇살에 위로받으며
단단하고 당당하게 세상으로 나아가자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 표지 이미지>
『집짓기』가 출간되었는데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좋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요. 작업하는 동안 즐거웠는데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어 줄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
집짓기라는 주제에 주목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책을 쓰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마음 여린 딸이 단단하고 당당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미니어처 세상을 만들어 집을 지어 보도록 표현한 이유가 있을까요?
세상에 똑같은 집은 하나도 없을 거예요. (아파트라도 내부는 다르니까요.) 어떤 재료로 집을 짓든, 어디에 짓든, 자기만의 집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 집들을 표현해 봤어요.
<내지 속 한 장면>
그림 속에 계속 등장하는 거대한 손은 누구의 손이고, 집에 깃들어 살게 되는 작은 아이들의 캐릭터는 어떻게 잡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자기만의 집을 짓는 과정에서 두려워하고 움츠러드는 아이와 당당하게 세상에 맞서는 아이의 또 다른 자아를 생각하고 그렸어요. 작고 귀여운 인형들이 마음속 집에서 시끌벅적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살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마지막에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오는 아이>
마지막에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오는 아이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안에서 밖으로 세상을 향해 문을 열고 나왔다는 건 아이가 조금 더 단단해졌다는 의미예요.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요?
때로는 세찬 비바람에 단련되고 때로는 따스한 햇살에 위로받으며 단단하고 당당하게 세상으로 나아가자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책에 실리지 못한 장면들>
집에 깃든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을 텐데, 그중 책에 실린 장면들은 어떻게 골라 뽑아 담으셨나요?
내면을 단단하게 성장시키는 것이 집의 완성이라고 했을때 거기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 단계들을 생각하면서 그렸어요.
이 책에는 집의 외형와 집의 내재적인 의미를 모두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작가님이 살고 계신 집은 어떤 집일지 궁금하고, 작가님에게 좋은 집이란 어떤 집인지도 알고 싶습니다.
저의 집은 다른 식구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제 위주로 꾸며졌어요. 작지 않은 크기의 작업 테이블이 거실의 반을 차지하고 있고 제 기분에 따라 수시로 배치가 바뀌어요. 작업실을 구해 볼까 생각도 했지만 작업을 방해하는 것도 없고 집 밖에 나서야 하는 번거로움도 덜어 주어서 저한테는 아주 만족스러운 공간이에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집이 저에게는 가장 좋은 집이에요.
<커다란 손이 나무를 자르는 장면>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그리면서 가장 좋았던 장면이 있을까요?
작업실에서 커다란 손이 나무를 자르는 장면을 그릴 때 조금 설렜어요. 진짜로 뭔가 만들어 낼 것 같은 기분이었거든요. 아이들이 각자의 포즈로 한곳에 모여 있는 장면도 작업하면서 재미있었어요.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 연구>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은 무엇일까요?
아이가 문 안쪽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장면이 힘들었어요. 앞 페이지와 뒤 페이지를 잘 연결하기 위해 고민을 좀 했죠.
<사용한 재료들>
어떤 재료와 기법, 효과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셨어요?
색연필의 매력에 빠진 뒤로는 색연필로 작업해요. 지우개도 빠질 수 없는 재료예요. 지우개로는 지운다기보다 그린다고 생각해요. 100가지가 넘는 색연필로도 표현이 안 되는 색이 있어요. 좀 더 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면 색을 칠한 뒤 지우개로 지워요. 칠해진 면을 지우고 그 위에 다시 그리는 걸 좋아하는데 지우고 나면 먼저 그린 그림의 형태나 색의 흔적들이 남게 되고 그런 것들이 그림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것 같아요.
작업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도 궁금합니다.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거의 하루에 한 장씩 그릴 정도로 그림에 푹 빠져서 즐겁게 작업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이 책을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으세요?
작업할 때마다 ‘재미있게 읽혔으면 좋겠다. 읽고 나서 마음이 따뜻해지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요. 저에겐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나에게 『집짓기』는 ( )이다.” 빈칸에 어떤 말을 넣고 싶으세요?
나에게 집짓기는 ‘열기’다.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듯이 세상에 나의 책을 내놨으니까요.
독자들이 『집짓기』를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는 하고 싶은 말의 대부분을 그림에 숨겨 둬요. 여러 번 그림을 보다 보면 어쩌면 저와 통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