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 전선영 작가 인터뷰
“<발걸음>은 제게
엄마 연습을 하게 해 준 고마운 책이에요.”
아이의 발을 통해 아이의 성장 모습과,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보낸 소중한 시간들을
따뜻하게 기록한 그림책,
『발걸음』을 쓰고 그린 전선영 작가를 만나 보았습니다.
▲ 표지 이미지
『발걸음』(개정판)이 출간되었는데요, 소감이 어떠세요?
처음 『발걸음』이 출간되었을 때도 기억나시나요?
『발걸음』은 제가 처음 그리고 쓴 책이라 많은 의미가 있는데, 이렇게 개정판으로 새 옷을 입고 다시 출간되어 감회가 새로워요. 『발걸음』을 작업할 때의 작업 과정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나 동기가 궁금해요.
지방에서 동화책을 배우러 다니던 시절이 있었어요.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제 발을 보았는데 “오늘도 열심히 뛰었어. 수고했어, 오늘도.”라고 말해 주고 싶었어요. 사진으로 발을 찍고 보니 마치 하루를 잘 끝내고 편안한 표정의 발 모습 같더라고요. 발의 표정으로 아이의 성장 과정을 보여 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해 『발걸음』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작업 기간과 작업 과정에 있었던 에피소드나
어려웠던 점, 즐거웠던 점 등을 이야기해 주세요.
작업 기간은 1년 반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작업하는 동안 너무 즐거웠는데 그 당시에는 아기가 없었던 때여서 아기가 있는 언니,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아기 발을 엄청 찍었어요. 한번은 유치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발을 찍고 싶어서 무작정 유치원에 찾아갔다가 거절을 당하기도 했어요. 『발걸음』이 출간될 즈음에는 예쁜 딸이 배 속에 있었어요. 아기가 태어나 『발걸음』을 읽어 주게 되어 참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 섬네일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혹은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책 속의 네 번째 장면을 제일 좋아해요. 아이가 처음으로 엄마에게서 떨어져 혼자 서 있는 장면인데, 아이의 발 앞에는 꽃들이 가득해요. 요즘 많이 쓰는 ‘꽃길만 걷자’라는 말처럼 아이가 처음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 예쁘고 따뜻했으면 하는 느낌으로 그렸거든요. 그 장면이 애정이 많이 가요.
▲ 책 속 장면
가장 고민이 많았던 혹은 어려웠던 장면은요?
그네를 타는 장면을 그릴 때가 가장 고민스러웠어요. 그네를 힘차게 타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하다 보니까 자꾸 얼굴이 보이고 발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는 거예요. 구도를 잡기가 어려워서 여러 번 그렸던 기억이 나요.
▲ ‘그네 타는 장면’ 이전 채색본
▲ ‘그네 타는 장면’ 최종본
그림이 참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어떤 재료와 기법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셨나요?
색연필을 사용했어요. 『발걸음』을 보며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받았으면 했거든요. 색연필을 여러 번 곱게 쌓아 올려서 부드러운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어요.
이 책을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어른이 보아도, 아이가 보아도 좋은 그림책이기를 바랐어요. 제 책을 보며 엄마와 아이가 함께 공감하며 따뜻한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작업했어요.
▲ 섬네일
『발걸음』을 작업한 뒤 엄마가 되셨지요?
엄마가 되기 전과 후, 『발걸음』이 작가님께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해요.
발걸음을 그리고 난 뒤에 엄마라는 직업이 하나 더 생겼는데, 정말 아이의 발만 봐도 엄마는 행복해요. 딸아이가 엄마가 그린 책을 좋아해요. 딸아이 이름이 예담인데 예담이와 『발걸음』을 보며 예담이도 이랬었지 하며 같이 읽는 즐거움이 있어요.
엄마로서, 작가로서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둘째 아이가 지금 22개월 남자아이인데, 둘째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틈틈이 작업해 왔어요. 이제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어서 다시 작품 활동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에요.
앞으로 어떤 책을 만들고 싶으세요?
요즘 구상하고 있는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책에 담고 싶어요. 지금은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라는 주제를 가지고 책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준비하고 있어요.
▲ 마지막 장면 스케치
▲ 책 속 마지막 장면 (아이의 모든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고픈 엄마의 마음이 담겨 있어요.)
“나에게 『발걸음』은 ( )이다.” 빈칸에 어떤 말을 넣고 싶으신가요?
“나에게 발걸음은 엄마 연습이다.” 『발걸음』이 복선처럼 엄마가 되는 연습이 되었어요. 『발걸음』에 나온 장면 장면을 엄마로서 다 겪고 있어요. 『발걸음』은 제게 엄마 연습을 하게 해 준 고마운 책이에요.
독자들이 『발걸음』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이를 키워 보니 참 세월이 빠르고 크는 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끔 아이의 어릴 때 사진을 보면 그리운 마음이 들기도 해요. 엄마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한 추억이잖아요. 그리고 앞으로 아이가 어떻게 커 갈지 기대되고 궁금하기도 해요. 엄마와 아이 들이 함께 『발걸음』을 읽으며, 서로의 마음을 이야기 나누고 공감하는 따뜻한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