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와 친구들: 여름 이야기
2024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작가의 손끝에서 피어난
여름이라는 낙원
오늘도 정말 멋진 하루가 될 거야,
우리가 함께 이 계절의 선물을 누릴 수 있다면
우리, 이 여름을 함께 나누어 먹자
어느 여름날, 루시는 달콤한 딸기 빵을 정성스럽게 감싼 빨간 보따리를 어깨에 지고 어딘가로 향합니다. 두리번두리번, 무언가를 찾는 듯하더니 가뿐하게 나무 위에 올라 자리를 잡습니다. “아, 아름다워.” 눈부시게 푸른 여름이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이런 풍경과 함께라면, 루시가 가져온 딸기 빵의 맛은 더 환상적일 거예요. 이보다 더 바랄 게 없다고 생각할 때쯤··· 작은 생쥐 마르셀이 동그랗게 풍성한 나뭇잎 사이로 빼꼼, 고개를 내밉니다. “같이 앉아도 돼?” 그리고 바로 그때부터, 토끼 친구 레옹, 거북이 친구 도리스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입니다. 처음 만나는 달팽이 친구, 아드리앙까지도요. 사랑하는 친구들 사이에 둘러싸여 서로의 음식을 다 함께 나누어 먹으면서 루시는 생각합니다. 맛있는 것에 아름다운 계절의 풍경이 더해지면 완벽하지만, 거기에 그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야말로, 더 바랄 것이 없는 온전한 행복이라고요.
정말 멋지지 않니?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이 여름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그림책 작가이자, 자연과 동물을 주된 소재로 하여 놀라울 만큼 풍성하고 깊이 있는 이야깃거리들을 우리에게 선보여 온 마리안느 뒤비크가 이번에는 그녀만의 오롯한 이상향을 그려낸 작품, 『루시와 친구들: 여름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책은 그녀의 전작들과 무언가 조금 다릅니다. 동물들이 주된 주인공이었던 대부분의 전작들과 달리, 사람인 ‘루시’가 주인공으로 나란히 등장하기 때문인데요. ‘루시’라는 인물은 인간과 동물, 그리고 지구 위의 모든 크고 작은 존재들에게 똑같이 주어진 ‘자연’이라는 축복을 우리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있음을 인지하는 작가의 세계관이 투영된 존재이면서 동시에, 작가 자신이 그려낸 이상향 속의 분신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 이상향이란, 작은 생쥐, 귀여운 토끼, 지혜로운 거북이와 느림보 달팽이까지 모두가 친구인 세계, 그리고 그 친구들과 함께 여름의 달콤한 열매를 맛보고 여름의 풍경 속을 거닐며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세계입니다.
내가 너의 계절이 되고
네가 나의 계절이 되는 시간
작가가 그려낸 달콤한 꿈의 바탕이 ‘계절’을 주된 테마로 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지구 위에서 우리가 누리는 자연의 또 다른 이름은 ‘계절’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계절’의 또 다른 이름은 ‘흐름’이지요. 흐르지 않고, 변하지 않는 것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살아 있는 것, 생동하는 자연은 흐르고 변화하며 그침 없이 매일의 새로움으로 거듭나고 나아갑니다. 루시와 친구들이 ‘아드리앙’이라는 작고 귀여운 달팽이와의 새로운 인연을 통해 새로운 감각과 배움을 얻어 가듯이, 일 년 사이 또 한 뼘 자라난 친구를 이 세상에, 우리 곁에 있게 한 날을 축복하고 축하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손끝에서 작은 놀라움을 빚어내듯이 말이지요. 그렇게 루시와 친구들은 여름 안에서, 여름만이 줄 수 있는 작은 기쁨과 선물들을 함께 발견해 냅니다. 아니, 어쩌면 ‘창조’해 낸다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이고 계절일지라도 모두가 놀라울 만큼 다른 모양 다른 빛깔로 살아가고 있음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간과 둘러싼 세상을 감각하고 바라보는 태도와 시선, 그리고 그것들을 함께 경계 없이, 경계를 허물고 나누며 피어나는 즐거움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에게, 그리고 소중한 친구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멋진 선물일 테니까요. 그 자체로 흘러가는 생명과 생동하는 자연의 근원이 되어 줄 수 있는 씨앗 말이지요.
우리의 내일을 물들이는
살아 있는 꿈의 사계
그동안 다양한 전작들을 통해 우리에게 저 수평선 너머까지 뻗어나가는 무한한 상상과 더불어 내가 발 딛고 선 바로 이 자리의 뿌리 깊숙이까지 뻗어나가는 성찰이야말로 우리가 품고 있는 작은 꿈들을 나의 ‘지금’ 속에 살아 움직이는 현실로 그려낼 수 있는 바탕임을 알려 준 작가는, 모든 것이 살아 생동하는 계절 ‘여름’으로 시작된 루시와 친구들의 계절 시리즈를 통해 자연이라는 거대한 품에 함께 안겨 있는 작은 존재들이 서로의 그 작은 꿈들을 공유하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너른 세계관으로 나아갑니다. 그와 같은 연결 안에서 함께 놀고, 서로를 위하고, 사랑을 나눠 줄 수 있을 때에야말로 비로소 현실이 된 꿈들이 더욱 아름답게 빛날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말이지요. 먹을 것을 잃어버린 거북이에게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주고, 토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보물 지도를 그리며, 갓 태어난 아기 새들의 보금자리를 찾아주는 이 모든 일들은, 아마도 작가와 우리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한낱 아름다운 꿈에 불과하진 않을 겁니다. 우리가 이 다정한 자연의 품 안에서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연결되어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함께 누릴 수 있는 기쁨과 행복의 자리를 키워 나가는 일은 바로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말이지요. 그러니 앞으로도 마리안느가 그려 나갈 꿈의 사계, 꿈의 세계는, 지금까지 그랬듯 우리의 오늘을 무궁무진한 다음의 계절들로 이끌어 줄 또 하나의 새로운 지도가 되어 줄 것입니다.
작가 소개
글‧그림 마리안느 뒤비크 Marianne Dubuc
캐나다 몬트리올 퀘벡 대학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하고,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으로 본 엉뚱하고 재미난 이야기와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전 세계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2011년 ‘독일 청소년 문학상’과 ‘메릴린 베일리 그림책상’ 최종 후보로 올랐으며, 2014년에는 『사자와 작은 새』로 캐나다에서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인 ‘총독문학상’(일러스트 부문)을, 2016년에는 『생쥐 우체부의 여행』으로 ‘캐나다 퀘벡 서점대상’과 ‘루스 앤 실비아 슈워츠 상’을, 2018년에는 『산으로 오르는 길』로 ‘몬트리올 캐나다 어린이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는 『그런데요, 아빠』, 『사자와 작은 새』, 『난 네 엄마가 아니야!』, 『산으로 오르는 길』, 『생쥐 우체부의 여행』, 『자코의 정원』, 『모두 모두 한집에 살아요』, 『하나, 둘, 셋 학교 가자!』, 『곰과 바람의 속삭임』, 『니나와 밀로』, 『네 차례야!』 등이 있습니다.
www.mariannedubuc.com
옮김 백지원
기억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기억 이전의 마음으로 책과 이야기를 사랑해 왔습니다.
그 사랑으로 숨을 쉬고, 그 숨을 함께 나누면서 더 커다랗고 깊은 세상의 마음을 천천히 알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