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도서

끝없이 이어지는 리고와 로사의 생각 여행

로렌츠 파울리 Lorenz Pauli
그림 카트린 섀러 Kathrin Schärer
옮김 국세라
발행일 2024-07-08
ISBN 9791193138458 73850
형태 양장 176x260mm 148쪽
정가 ₩19,000

2024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고래뱃속 어린이 교양

 

리고, 나의 생각을 끝없이 들려줄 수 있어서 기뻐!
로사, 너의 생각을 또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아!

 

무엇을, 어떻게, 왜, 생각하는지 알려 주는
표범 리고와 생쥐 로사의 31가지 생각 여행

 

로사처럼 질문하기

로사는 젊고 영리한 생쥐입니다. 로사의 발걸음은 오늘도 바쁩니다. 로사에게 세상은 거대하고 놀랍기만 한 곳이거든요. 매 순간이 새롭고 어디에 가든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그럴 때마다 로사는 질문합니다. 현상에 묻고 대상에게 묻고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정답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질문들입니다. 세상이 주는 자극을 감각했고, 그 감각을 스스로 인식했다는 자체만으로 짜릿한 기쁨을 느끼죠. 질문이 생기면 다시 살펴보게 됩니다. 관찰하고 냄새를 맡아 보고 맛을 봅니다. 건드려 보고 만져 보다 사건에 휘말리고 모험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세상과 나만의 접점, 바로 경험이 생깁니다. 이제 로사가 리고에게 달려갈 시간입니다. 혼자만 알기 아까운 경험들은 누군가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되니까요. 질문이 없었을 때, 세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동물원 창살 밖 고정된 풍경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로사가 감각하고 질문하기 시작하면서 줄줄이 주렁주렁 맺히는 것들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생겨난 모든 것을 생각이라고 이름 붙여도 좋겠습니다.

 

로사는 새로운 질문을 던졌어요.
“무언가가 한 번 발명된 뒤에는, 다시 발명되긴 어려운 걸까?”_본문 98쪽

 

 

리고처럼 대답하기

리고는 나이가 많고 지혜로운 표범입니다. 오랜 시간 동물원 우리 안에서 살아왔죠. 세월은 흘렀고 감각은 무뎌졌고 리고에게 세상은 어느새 설레기보다 뭉클한 곳이 되었습니다. 리고는 많은 것을 경험했지만 자신이 아는 것이 세상의 극히 일부라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보던 것을 다시 보게 되고, 알던 것을 다시 알게 되는 일의 반복이 곧 삶이라는 것도요. 리고는 로사가 가져오는 창살 밖 이야기와 변화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리고 로사의 질문에 숙고합니다. 로사의 생각이 덜컥 끝맺어 버리지 않도록 질문의 공을 계속 받아 올려 줍니다. 덕분에 생각은 더 커지기도 하고 더 깊어지기도 하며 엉뚱하고 새로워지기도 합니다. 생각의 랠리가 이어지면서 생각의 묶음이 생깁니다. 생각의 묶음이 하나씩 쌓이면 생각의 길이 납니다. 그러면 생각의 길 위에서 세상과 삶을 바라볼 수도 있게 됩니다. 로사의 머릿속에서 튀어 오르던 생각의 퍼즐 조각들이 리고와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그림으로 맞춰집니다. 얼개를 갖춘 생각은 힘이 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선명합니다. 혼란스러울 때 꺼내어 보면 마음이 맑아지고 눈이 환해집니다. 이를 관점, 철학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다고 해서 그게 항상 옳은 일일까? 아니면 작고 조용한 울음소리를 더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걸까?”_본문 74쪽

 

 

리고와 로사처럼 생각하기

리고와 로사는 서로 다릅니다. 리고는 크고 로사는 작습니다. 리고는 늙었고 로사는 어립니다. 리고는 힘이 세고 로사는 약합니다. 리고는 갇혀 있지만 안전하고 로사는 자유롭지만 위험합니다. 같은 별, 같은 꽃, 같은 천둥소리에도 둘의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리고와 로사는 언제나 생각을 나누어 왔습니다. 생각을 나누는 동안 리고는 로사의 예민하고 섬세한 세계를 여행했고 로사는 리고의 따뜻하고 묵직한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생각이 같아지기도 했고 여전히 생각이 다르기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서로의 생각을 여행하며 각자의 생각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표범의 한 입 거리도 안 되는 생쥐와 생쥐가 범접해서는 안 되는 맹수가 이토록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게 된 것은 두 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졌기 때문입니다. 리고와 로사는 오늘도 생각을 나누고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둘의 생각 여행은 이어질 것입니다.
28가지의 주제에 대해 생각을 나누었던 전편 『리고와 로사가 생각 여행을 떠났다』에 이어 이번 편에서는 31개의 주제에 대한 생각들이 펼쳐집니다. 삶에 맞닿아 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관념과 개념, 사회와 관계와 힘의 문제, 예술의 본질, 자연과 생명, 물질과 우주의 영역, 문학과 시, 죽음과 이별 등 주제에도 경계가 없습니다. 모순과 반어, 유머와 논쟁, 웃음과 울음이 뒤섞여 표현에도 경계가 없습니다. 리고와 로사의 생각 여행을 함께하다 보면 우리가 매 순간 공기처럼 생각을 호흡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생각이 책상 앞에서 무겁게 궁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가벼이 맛보고 즐길 수 있는 것이 됩니다. 무엇보다 생각을 더 생각하고 싶고 생각을 더 표현하며 나누고 싶어집니다.

 

“이제 그림을 다 완성했으니까. 우리가 함께 감상했잖아. 이제 그림은 너와 내 안에 있는 거야. 그게 진짜 멋진 거지. 더 필요한 건 없어.”_본문 18쪽

 

 

리고와 로사처럼 살아가기

어쩌면 우리는 생각할 필요가 없는 시대를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검색어만 넣으면 기계들이 정보를 찾아 요약해 주고 의견을 주고 글을 써 주고 이야기도 만들어 주니까요. 하지만 기계의 생각 또한 인간의 생각들을 모은 데이터의 조합입니다. 인간의 생각에는 논리와 지식 외에도 느낌과 감각, 감정과 상상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귀결에 이를 수 있고 상식 밖으로 튀어 나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말이 안 되는 생각이 감동적일 수 있고 구닥다리 생각을 받아들여 위로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기계의 생각은 삶을 편리하게 해 주지만 인간의 생각은 삶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리고와 로사는 싸움에 이기기 위해서, 남보다 앞서가기 위해서, 더 똑똑해지기 위해서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신 생각으로 자신의 마음을 더 이해하고 상대를 더 사랑하며 세상을 더 충만하게 받아들입니다. 생각으로 긍정에 이르고 웃음을 찾습니다. 이렇게 따뜻하고 풍성한 생각 위에서 살아가며, 리고와 로사는 끝없는 생각의 여정을 이어 나갈 것입니다.

 

로사는 경쾌한 걸음으로 빙글빙글 돌며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새삼 감탄했어요. 로사는 감동에 젖어 말했어요.
“모든 방향으로 길이 열려 있어. 어딜 가도 목적지가 기다리고 있고.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거야!”_본문 133쪽

 

목차

놀라움 8
예술 16
변신 19
당연함 26
우리 28
선택 34
우연 36
진짜와 가짜 39
작은 세상 44
더 나쁜 것 48
사람이라는 동물 50
선물 54
슬퍼하는 것 58
말이 안 되는 말 64
별 66
시 68
풍선 잡기 72
겁쟁이 76
특별할 것 없는 80
비유 84
신경질 86
움직이는 나무 90
작은 존재 94
발견과 발명 97
씨앗 심기 102
행운과 불운 106
어디로 가는 걸까? 112
휴식 116
공평함 122
길 128
오고 가는 것 136

 

작가 소개
글 로렌츠 파울리 Lorenz Pauli
1967년에 태어나 은행원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은 후 유치원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 일하며 웃음 속에서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가 너무 짧게 느껴져서, 컴퓨터 자판 앞에 앉아 있는 동안과 무대에서 이야기를 할 때만 웃기로 했답니다. 현재 스위스에서 가장 성공한 인기 어린이책 작가이자 이야기꾼입니다.
www.lorenz-pauli.ch

 

그림 카트린 섀러 Kathrin Schärer
1969년에 태어나 스위스 바젤에서 미술 교육을 전공하고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합니다. 그림책으로 상을 여러 번 수상하였으며, 전집으로 2012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과 2014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www.kathrinschaerer.ch

 

로렌츠 파울리와 카트린 섀러는 여러 해 동안 함께 성공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왔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책은 다양한 상을 받았으며, 특히‚ 『리고와 로사가 생각 여행을 떠났다』는 2017년 스위스 어린이 및 청소년 미디어 상을 수상했습니다. 리고와 로사의 두 번째 이야기로, 사랑받는 두 친구의 모험은 계속 이어집니다.

 

옮김 국세라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독어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지금은 독일 뮌헨에서 독일어권 책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일을 합니다. 『리고와 로사가 생각 여행을 떠났다』를 우리말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