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
누군가 뱉은

By 2020년 10월 07일2월 23rd, 2023작가 인터뷰

<누군가 뱉은> 경자 작가 인터뷰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상상하고 구현하는 데 집중했어요.”

▲ 표지 이미지

▲ 초기 작품 구상

 

『누군가 뱉은』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상상한 이야기가 상상에서 끝나지 않고 한 권의 책으로 갖춰진 것이 신기하고 감사해요. 가족들이나 친구들, 주변에서도 같이 기뻐해줘서 너무 뿌듯하고요.

 

누군가 뱉은 검댕이 ‘꺼져’가 주인공인 독특한 작품인데요,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요?
‘말을 뱉는다.’ 이 말은 좀 부정적인 것 같아요. ‘말을 한다.’라고 하면 되는데 ‘말을 뱉는다.’라고 하면 과격한 느낌이 있잖아요. 그렇게 뱉어진 부정적인 말이 여기저기 껌처럼 들러붙어 옮겨 다니다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을 그렸어요. ‘내가 누군가를 아프게 하면 돌고 돌아 결국 내가 아프게 된다(?)’라는 주제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 ‘꺼져’가 감탄사로 재탄생하는 장면

 

‘꺼져’가 무지갯빛 방울이 되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꺼져’가 왜 무지갯빛 방울이 될 수 없었는지 알고 싶어요.
‘꺼져’가 죽고 난 뒤 ‘꺼져’의 영혼은, 어떤 말을 삼키고 났을 때 뱉는 “휴우….” “하!” 같은 한숨이나 감탄사로 재탄생한 거랍니다. 그런 말들은 긍정적인 말도 부정적인 말도 아닌 애매한 경계에 있어서 무지개빛 방울이 되기는 어렵다고 보았어요.
무지갯빛이 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바닥에 붙어 다니는 존재가 아니라 무지갯빛 방울들처럼 공중을 떠돈다는 점에서 나름 해피엔딩이에요.^.^

작업 과정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하는 창의인재 프로그램에 기획서가 통과되고 그림책 교육을 받았어요. 이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지 않고 발전할 수 있도록 그림책 현직에 계시는 멘토님들한테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어떤 식으로 그림을 그리는 게 좋을지, 제 개성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는지 방향 잡는 것에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6개월간 교육을 거치면서 배운 게 많았던 것 같아요.

 

​▲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혹은 애착이 가는 장면이 있을까요?
‘꺼져’가 남자의 배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이요. 클라이맥스 장면이라 마음에 들어요.
‘내가 한 말이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라는 주제를 잘 드러내는 장면이기도 하고요.

 

​▲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은요?
놀이동산 장면이 고민이 많았어요. 배치도 그렇고 배경이 있는 그림을 많이 안 그려 봐서 어렵더라고요.

 

​​

▲ 캐릭터 연구

▲ 작가가 사용한 그림 재료, 콩테

 

어떤 재료와 기법, 효과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셨어요?
콩테요. 파스텔처럼 번지기도 하고 물 묻혀 그리면 꾸덕한 느낌도 나고 눕혀서 그리면 부드럽게 면이 채워지고 세워서 꼭꼭 눌러 쓰면 날카로운 분위기를 내서 드로잉이 자유롭더라고요. 검댕이들을 표현하기에도 좋고, 이야기와도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았고요.

 

『누군가 뱉은』의 등장인물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장면들에 등장하는 배경 연출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요.
좋게 말할 수도 있는 것들도 괜히 꼬아서 기분 나쁘게 표현하는 사람들 가끔 있잖아요. 그냥 기분대로 말해 버리고, 인색해서 외로운 스크루지 아저씨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주인공 남자의 느낌을 잡았어요. 그 외의 인물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을 생각하면서 그렸어요. 표정을 실감나게 그리고 싶었고 옷으로 인물의 성격, 특징을 묘사했어요.

 

​▲ 옷으로 인물들의 성격, 특징을 묘사한 장면

▲ 검댕이들이 몰려오는 장면

 

이 책을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으세요?
보이지 않는 기운을 상상하는 것이 중요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검댕이들도, 무지갯빛 방울도, 머리 위 불꽃도 사람들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 기운들 때문에 벌어지는 일. 예를 들면 검댕이들이 몰려오면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고 구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첫 책을 출간하셨는데요. 책을 받고 어떤 기분을 느끼셨나요?
너무 신기하고 기뻤어요. 그림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그림 연습도 많이 해야지.’ ‘앞으로 더 잘해야지.’ 다짐도 했고요. ‘소원 성취했다, 드디어.’ 이런 생각이 들고 감격스러웠어요.
증명할 게 없는 신인인데도 좋게 봐주신 편집자님이랑 고생하신 디자이너님에게도 진짜 많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 작가의 작업실

 

다음 활동도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일단은 그림을 정말 잘 그리고 싶어서 연습을 많이 해야 될 것 같아요. 새로운 이야기를 진행 중인데 그림체를 고민하고 있어요. 다소 기괴한 이야기들을 떠올리고 스케치를 하는데 그런 이야기들도 제작이 될까 의문이 들어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도 관심이 있어서 저의 기괴한 이야기들을 스톱모션으로 만들어서 유튜브를 해 볼까 이런… 계획 아닌 망상도 종종 하고 있어요. 뭐든 창작을 꾸준히 하려고요.

 

“나에게 『누군가 뱉은』은 ( )이다.” 빈칸에 어떤 말을 넣고 싶으세요?
“시작이다.”

독자들이 『누군가 뱉은』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내포하고 있는 의미들이 있지만 해석보다는 그냥 편하게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 책이라 그림이 좀 어설퍼도 이렇게 실험하는 듯한 작가도 있구나, 아량 넓게 봐주셨으면 해요. 앞으로 좋은 작가가 되도록 노력할거에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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