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설찌 작가 인터뷰
“다 읽고 났을 때 독자의 기분이
사랑으로 몽글몽글 해졌으면 좋겠어요.”
시간과 공간이 엮어낸 세상이라는 선물!
위트 있는 장면 연출과 다채로운 색감들로 앞으로 태어날 아기가 세상과 잘 어우러져 살아가길 바라는
가족의 마음을 유쾌하게 전하는 그림책, 『선물』 의 설찌 작가를 만나 보았습니다.
▲ 표지 이미지
『선물』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작업하면서 정이 많이 든 저의 그림들이 공개되어 후련하기도 하고
그림을 마무리하자마자 해외로 가게 되어 출간 실감이 잘 안 났어요.
저의 첫 동화책이라 준비하는 동안 많이 힘들었는데 그만큼 저도 성장한 것 같아 벅찬 기분이 듭니다.
얼른 한국으로 돌아가서 『선물』이 잘 진열되어 있는지 제 눈으로 봐야 실감이 날 것 같아요!
▲ 표지 시안들
책을 쓰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를 시작하면서 그림책은 늘 진행해보고 싶은 작업이었어요.
그런데 서점에 가서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정성을 들인 그림들인지 와닿아서 주춤하게 되더라고요.
항상 마음속으로 언젠간 나도 내 그림책을 낼 시간이 오지 않을까? 하며 미뤄 왔던 것 같아요.
어느 날 메일 하나를 받았는데 저와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고 하셔서 그때 용기 내어 진행하게 되었어요.
감사해요! 담당자님! 덕분에 『선물』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어요.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요?
저의 고향이 제주여서 제가 보고 자란 마음들을 그려 보고 싶었어요.
언제부터인지 많은 분들이 제 그림들을 보시고 여름의 초록 느낌이 많이 난다고 하셔서
저도 모르게 제주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제주를 잘 아는 만큼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 스토리 구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작업 기간은 얼마나 걸리셨어요? 작업 과정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작업 기간은 1년 좀 넘게 진행되었어요. 중간에 담당자분이 바뀌기도 했고
항상 즉흥적이고 간단하게 그리던 습관을 있다 보니 좀 더 완성도 있게 그리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까지 주로 어른들을 위한 그림을 그려 오다가
어린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부분이 저에게는 꽤나 어려웠어요.
그래도 한 컷 한 컷 진행될 때마다 그림에 대한 감이 생겼고 작업에 재미를 느꼈어요.
점점 속도가 붙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었지요.
▲ 초기 섬네일
작업 과정에 있었던 에피소드나 어려웠던 점, 즐거웠던 점 등을 이야기해 주세요.
햇살의 노예인 저는 겨울에 작업할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날씨가 좋아지고 햇살이 강해질수록 작업의 속도는 빨라지고 재밌게 표현되었어요.
저의 이중적인 면을 핸들링하는 것이 어려웠던 점이자 흥미로웠던 점이었어요.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혹은 애착이 가는 장면이 있을까요?
모든 페이지가 애착이 가지만 그중 한 장면만 고르자면 분홍빛 갈대를 표현한 부분이에요.
머릿속에 있던 이미지가 종이 위로 잘 표현돼서 제일 빨리 마무리되었고 그리면서도 평화로운 마음이 들었던 장면이에요.
▲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은요?
마지막 장면이에요. 무엇이든 마무리가 제일 어려운 것이지요.
‘어떤 마무리가 나와 독자들에게 사랑스러운 책으로 기억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했던 것 같아요.
▲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
어떤 재료와 기법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셨어요?
저는 주로 색연필이 종이에 부딪혀 사각거리는 느낌으로 그림을 그릴 때 행복을 느낍니다.
그래서 색연필을 주로 사용했고, 몇 가지 배경은 수채화 물감을 사용했습니다.
▲ 컬러링 샘플
선물의 등장인물들과 배경들이 흥미롭고 재미있는데요. 캐릭터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장면들에 등장하는 배경 연출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요.
캐릭터는 아마 저의 미래의 만들어질 가족을 상상하며 그렸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책이 출간되어 넘기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배경의 경우 어릴 때 봐왔던 제주의 느낌을 더듬으며 스케치했습니다.
물론 저의 상상력도 함께 더해졌고요.
이 책을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으세요?
저의 머릿속에 있는 장면을 그대로 표현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했어요.
그리다 보면 그러지 않은 경우도 많아서 최대한 끌어내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다 읽고 났을 때 독자의 기분이 사랑으로 몽글몽글 해졌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하며 그렸던 것 같아요.
일러스트로서 다양한 작품을 하다가 그림책은 처음 작업하셨는데요.
그림책을 하면서 느꼈던 점이 있으시다면요?
제가 그림을 작게 그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그림책 작업을 하면서는 단점으로 작용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점을 신경 쓰면서 그리다 보니 이제는 크게 그림을 그리는 거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 없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그림책을 만드는 모든 분들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정말 많은 노고가 들어가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을 시작으로 재밌는 책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호호 할머니가 될 때까지요!
“나에게 『선물』은 ( )이다.” 빈 칸에 어떤 말을 넣고 싶으세요?
“벅찬 선물”
독자들이 『선물』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못 가고 계시다면 자기 전에 한번 읽어 주세요.
옆에 아가가 있다면 아가와 함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