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국
멸치 챔피언

By 2019년 02월 18일8월 17th, 2021작가 인터뷰

<멸치 챔피언> 이경국 작가 인터뷰

“일상에서의 어른들의 행동이
아이들에게 유익하게 전달되었으면 해요.”

뼈대 있는 멸치 가문의 자랑 ‘스몰치’ VS. 과자계의 초강력 펀치 ‘빅크’
『멸치 챔피언』은 자연식품과 정크푸드의 권투 대결을 생동감 있게 담은 그림책인데요.
기발하고 재치 있는 상상력으로 이 책을 쓰고 그린 이경국 작가님을 만나 보았습니다.

 


▲ 표지 이미지

 

『멸치 챔피언』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언제나 그림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설렙니다. 물론 전업작가로서 많은 책을 접하고 출간했지만 오로지 내가 쓰고 내가 그리는 매력은 새로운 가치에 대한 기쁨입니다.

책을 쓰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절대적인 동기는 없었습니다. 『멸치 챔피언』은 2015년에 이야기를 만든 것인데 신념이나 철학에 의해서 탄생한 건 아니고요,
단지 그 당시의 제 머릿속엔 생활에 있는 이야기는 아무것이라면 좋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맥주를 마시다가 안주로 멸치를 먹다가 뻔득 생각이 나서 바로 메모를 하고 작업에 들어간 거지요.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지요?
맥주의 안주로 멸치를 먹다가 생각이 나서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사실 그 당시엔 저의 잘못된 다이어트의 일상에서 얻은 이야기입니다.
다이어트를 해서 몸은 가늘어졌지만 균형 잡힌 체질 개선이 아닌 보여주기식 개선뿐이었거든요. 하지만 잘못된 다이어트라도 건강해 지고자 하는 생각이 우선이었기에, 건강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였습니다. 아무튼 다행히 이야기는 ‘자연식품을 먹고 체력을 튼튼히 기르자.’는 걸로 귀결되었습니다.

작업 기간은 얼마나 걸리셨어요? 작업 과정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작업 과정에 있었던 에피소드나 어려웠던 점, 즐거웠던 점 등을 이야기해 주세요.
2015년 초에 메모와 기획을 하였고 2018년에 출간하였으니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3년 동안 작업하지는 않고요, 정확히 말하자면 기획과 스케치는 2015년 초에서 초여름 정도 80% 이상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집을 짓고 있어서 그 후로 2년 동안 아무 일도 하지 못했는데요. 2017년 추석을 기점으로 한 달 정도의 컬러링으로 마무리하였으니 물리적인 시간으로 본다면 5~6 개월 정도 소요된 것 같습니다.
특별히 작업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너무나 명쾌한 주제이고, 자칫 잘못하면 아주 흔한 이야기로 흘러가는 것을 먼저 인지하고 시작하였기에 이야기가 안 풀리거나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즐거웠던 점은, 마무리 컬러링을 할 때 올바른 다이어트를 실행 중이여서 저에게는 『멸치 챔피언』이 매우 가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작가가 건강하게 생활을 하니 말입니다. 어디 가서 건강하게 생활하라고 떵떵거리기도 합니다. 지금은 좀 더 윤리적인 먹기를 실천 중입니다.


▲ 1차 스케치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혹은 애착이 가는 장면이 있을까요?
물론 표지 그림입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서 악역이지만 액체 AI처럼 절대 부서지지 않고, 지치지 않는 그런 스몰치의 건강함!!! 뼈대 있는 가문의 스몰치!!
절대 부서지지 않고 끈기 있는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 표지 스케치

▲ 표지 시안

그렇다면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은요?
빅크와 스몰치가 동시에 주먹을 얼굴에 가격한 장면입니다. 흔한 이야기로 흐르지 않게 한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체구의 빅크와 작은 체구의 스몰치를 대입하면서, 빅크는 체구 스몰치는 체력이라는 것을 투여하여서 중심을 잡아주려고 했지만, 이미지상에서는 동등하지 못한 것으로 설정되었습니다. 그래서 대결의 최고점에서는 서로 주먹을 날려 동등한 조건을 이미지를 표현함으로써 체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서 체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중요한 장면입니다. 그런 말 있잖아요. 버티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라고…

▲ 멸치 챔피언 내지

어떤 재료와 기법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셨어요?
컴퓨터 작업이어서 재료와 기법을 거론하기에는 애매하네요. 음… 전기를 통해 자기장을 응용한 아이패드로 스케치와 컬러링을, 보정과 정리는 포토샵에서 작업했으니 전기재료를 이용하여 수많은 그리드를 기초로 한 돗트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문명의 혜택을 받은 멸치챔피언!!

 


▲ 컬러링 샘플

 

『멸치 챔피언』의 권투 장면이 흥미롭고 박진감이 넘치는데요.
어떻게 이런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는지 들려주세요.
이 작품에서는 개인적으로 권투 장면도 장면이지만, 영화의 장면을 이미지트레이닝으로 연출하였습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록키>, 특히 스몰치가 쓰러져도 일어나는 장면은 <터미네이터>에서 액체 AI를 많이 연상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옛 영화들의 연출력을 소개하는 셈치고 재미있는 연출을 차용해 보았고 들리지 않는 사운드에도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마치 권투 경기장에서 관람하거나 타이틀전을 시청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거든요.

 


▲ 스몰치 선수가 일어나는 장면

이 책을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으세요?
『멸치 챔피언』은 솔직히 주제가 뻔한 이야기이고, 다르게 보면 흔한 이야기입니다. 주제로서는 이제는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할 주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가르쳐주질 않고 주제를 느끼게 하고, 독자가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쪽에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기존에 탄생한 스토리의 패턴을 완전히 배제하고 이야기를 접근하다 보니 권투 시합과 아나운서와 해설가를 투입함으로써 ‘자연식품이라는 매우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진실, 즉 좋은 식품이란 이런 것들이 있다.’가 아니라, ‘자연식품은 언제나 우리에게 유익해!’라고 자연적으로 느끼고 알 수 있는, 부정할 수 없는 원론적인 이야기입니다.
시대에 따라 가치관이 바뀌는 것들이 있지만 혀의 달콤함을 위해 몸이 망가지는 것보다, 달콤하진 않지만 소중한 우리의 몸이 건강할 수 있다면 혀보다는 몸을 먼저 생각하자는 것에 방점을 두었습니다. 즉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지난 작품 『참! 잘했어요』와 이번 『멸치 챔피언』도 일상생활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작품으로
담아내고 있는데요. 주로 작품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고 계신지요?
항상 일상생활에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좋게 말하자면 생활철학? 실존철학? 뭐 그런 거죠, 당연히 이 작품에서는 거대한 철학적 사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습니다만, 아이들에게 먹을거리를 올바르게 제공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부모인 어른들도 맛의 유혹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요.
즉 어른들의 사고와 행동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일상에서의 어른들의 행동이 아이들에게 유익하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끌어낸 이야기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의 계획은 물론 다양한 그림책을 많이 내는 것이 계획이라면 계획인데, 그런데 전업작가다 보니 밥 먹고 사는 것이 더 큰일이라, 시간과 상황이 제 편이 아니 것 같습니다만, 탄생시키고 싶은 작품들이 머릿속에 꼼지락거리고 있으니 바쁘더라도 그 녀석들을 곧 소환 시키는 것이 계획입니다.

 

​“나에게 『멸치 챔피언』은 ( )이다.” 빈 칸에 어떤 말을 넣고 싶으세요?
(진리) 진리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자본에 의해서 진실이 많이 가려져 있습니다. 어른들은 이런 진실을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인도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진실은 모른다면 알아야하고, 특히 외면 한다는 건 큰 병이 생기거나 불행이 오기 마련입니다. 음식의 이데아는 아니지만 최소한 진리는 거부하지 말자구요! 자연식품 섭취하여 몸 튼튼! 마음 튼튼! 정신 튼튼!

독자들이 『멸치 챔피언』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단순히 “이런 게 좋아”라고 말만 하지 말고 아이들과 같이 실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책을 같이 읽으시고 시장에서 좋은 음식재료를 사고 같이 운동하고 나서 먹는 자연식품의 음식들은 생각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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