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 씨』 채소 작가 인터뷰
할머니가 툭툭 내뱉는 짧은 말에도
온 생이 담겨,
그 말들이 오랫동안 제 마음에 남았습니다.
<표지 이미지>
『순례 씨』가 출간되었는데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설레고 행복합니다. 제 오랜 꿈이었거든요. 진심 어린 많은 도움들 덕분에 출간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우선 ‘순례 씨’가 누구이신지 궁금합니다.
저의 외할머니의 성함 ‘순향’과 친할머니 성함 ‘상례’를 합쳐 만든 우리 모두의 할머니의 이름입니다.
<초기 스케치>
할머니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고 싶었던 이유가 있을까요?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일까요?
“죽을 날만 기다려.”라는 말을 달고 사시면서도 매일 아침 고봉밥을 드시고 운동을 하러 나가시는 할머니의 모습들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한평생 바라 왔던 것들과, 자신보다도 더 중요시 여겨 왔던 것들이 이제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느껴져, 인생이 부질없다고 생각하시면서도 의지를 내고 주어진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할머니의 모습이 애틋하고 존경스러웠습니다.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요?
늙는다는 것과 산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늙는다는 것은 먼 훗날의 비극이 아니라 그저 모습만 늙은 현재이고, 산다는 것은 단지 주어진 하루를 살아 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생각들을 전하고 함께 이야기 나눠 보고 싶었습니다.
<초기 채색>
순례 씨의 긴 인생과 순례 씨의 오늘 하루가 모두 책에 고스란히 담긴 느낌입니다. 순례 씨에 대한 여러 단상들이 있으셨을 텐데, 책에 실린 에피소드들은 어떻게 모으고 정하셨나요?
할머니가 툭툭 내뱉는 짧은 말에도 온 생이 담겨, 그 말들이 오랫동안 제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런 할머니의 말들을 모으고 모아서 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할머니의 일상은 외롭지만 따뜻하고 할머니의 모습도 연로하신 동시에 생의 활기가 느껴집니다. 상반된 이미지들을 어떻게 함께 담아 표현해 내셨나요?
할머니의 모습 있는 그대로를 그리다 보니, 상반된 이미지들이 자연스레 표현이 된 것 같습니다.
<실제 순례 씨의 집>
작가님에게 순례 씨는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합니다. 할머니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순례 씨는 저의 할머니입니다. 할머니는 제게 많은 사랑을 주셨습니다. 받은 사랑의 아주아주 조금을 표현한 책이라고 전해 드리고 싶어요.
책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그리면서 가장 좋았던 장면이 있을까요?
모든 장면을 애정하지만 할머니 집 안방을 그린 두 번째 장면이 좀 더 마음에 남습니다. 할머니 집의 인테리어가 바뀌어 지금은 사라진 기억 속의 할머니 집 안방의 모습입니다. 그때의 안방의 모습이, 그때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저를 생각나게 합니다.
<초기 채색>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은 무엇일까요?
표지입니다.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것들을 표지에 되도록 모두 담아 보기 위해 정말 여러 장면을 그려 봤었어요. 그 덕에 지금의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표지 그림들>
어떤 재료와 기법, 효과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셨어요?
도화지 가득 색연필로 그렸습니다. 온 정성을 담아 꾹꾹 힘을 주어 색칠한 것이 저의 기법이자 효과입니다.
작가님의 첫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가님에게 그림책, 그리고 이 작품은 어떤 의미일까요? 앞으로 그려내고 싶은 이야기들은 어떤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제 오랜 꿈이자, 현재까지도 저에게 영향을 주는 애증하는 것들의 편집물이자, 할머니께 드리는 선물이자, 새로운 길을 안내해 주는 제 인생의 가치입니다.
작업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도 궁금합니다.
그리는 순간들과,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든 순간들이 즐거웠어요. 이 책을 잘 만들기 위해 저보다 더 정성스레 힘써 주셨던 출판사분들 덕분이에요.
이 책을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으세요?
작업하는 저의 태도와 에너지입니다.
<표지 제목 손글씨 안>
“나에게 『순례 씨』는 ( )이다.” 빈칸에 어떤 말을 넣고 싶으세요?
내 인생의 가치.
독자들이 『순례 씨』를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뭐가 되었건 무언가가 느껴지는,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냥 재밌게 읽어 주셨으면 해요!